review : Tiffany Kim 《𝙾𝚕𝚐𝚊》(2023)
https://www.youtube.com/playlist?list=PLXfvGomcsrIXIpYUahFLf5l8QkeOuyI9L&si=DROkSjU4IqJ3b-Lo&autoplay=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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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래 전 적어둔 메모로 이 글을 연다.
***올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말이지. 나를 떠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 아니었을까 싶어요. 하지만 알고 있어요. 자기를 떠나지 않을 사람이란 건 없다는 거.
”너무 간절한 소원은 저주가 된다. 특히나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수록.”***
Ontogeny recapitulates phylogeny. 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.
에른스트 헤켈 (Ernst Haeckel)
https://www.instagram.com/p/CzDAVJJJSze/
그의 소식을 알게 된 것은 일을 급히 그만두고, 공기가 쌀쌀하던 2023년 가을을 넘어 겨울로 접어들 때쯤이었다. 일하던 사무실의 월세가 밀려 급히 이삿짐을 포장하고 정들었던 자리에 더 이상 머물 수 없다는 것이 더 이상 황당하거나 슬프지 않았던 때이기도 하다.
‘오온(ooooon)’에서 티파니 킴의 개인전 《𝙾𝚕𝚐𝚊》가 전시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, 지금은 만나지 않는 - 당시 만나고 있던 외국인과 함께 가볍게 그 공간을 지나던 길에 들어서기로 했다. 낯선 이의 소개를 받은 그 공간을 또 다른 낯선 이와 함께 들어섰다. 어둑한 조명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. 어둠 한가운데 스테인리스 팬트리에서 조용히 선득한 금속질의 스페큘럼과 헤모스탯. 코끝을 가볍게 문지르는 소독약의 쌉싸름한 풍미. 시큼한 발효취, 그리고 수술대 위에 사뿐히 놓여 있는 작은 병 하나.
누군가를 오래 기다린 것만 같다. 근처에는 추출물의 원료였던 것으로 짐작되는 무언가의 살갗이 거칠게 벗겨진 채로 유리창에 반듯이 발려져 있었다.
선명하게 사망한 익명의 생기.